상징적으로는 천국을 뜻하기도 하고 간접적으로는 죽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죽음 이후의 삶이 마치 성처럼 멋진 곳에서 편안하게 살기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아마도 스카이 캐슬이란 납골당도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의 모든 목적이 오로지 자녀의 명문대학 입학인

상위 몇 퍼센트의 가정을 배경으로 한 SKY 캐슬이란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강남의 사교육 현장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것은 자녀를 명문대학교에 보내기 위해

강남 일부에서는 입시 전문 코디를 고용한다는 것입니다.

명성 있는 코디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돈과 인맥과 정보력이 총동원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선생님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대학입시의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김주영 선생님 앞에서는

학생들도 부모들도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코디에 대한 관심도가 급상승하면서 지금까지 코디란 존재를 전혀 몰랐던 부모들도

'지금까지 아이에게 더 좋은 일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제부터라도 입시 코디를 고용해서라도 자녀의 앞길을 열어주고 싶다'라며

너도 나도 입시 코디를 섭외하고 있다고 합니다.

입시 코디와 함께 ‘스카이 캐슬 효과’를 톡톡히 본 제품도 등장했습니다.

사방이 막힌 작은 밀실에 책상, 의자, 스탠드와

사람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만한, 흡사 작은 독서실과도 같은 ‘예서 책상’입니다.

스카이 캐슬 극 중 예서가 사용하면서 ‘예서 책상’으로 알려지게 된 이 스터디 룸은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해당 제품은 200만 원대에 해당하는 가구 임에도

구매율이 오르고 이제는 모든 포털 사이트에서 손쉽게 찾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을 인생 최대의 목료로 살아가는

‘위험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 주고 강남의 사교육 현장을 낱낱이 보여줌으로써

부모들의 역할과 자녀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려던

원래의 기획 의도와는 사뭇 다른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의 감독을 맡았던 조현탁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답답하고 아쉽다. 이게 우리 교육 현실의 맨얼굴인 것 같다”라며

본인의 의도가 일부 빗나갔음을 씁쓸하게 고백했습니다.

감독의 기획 의도가 단순히 코디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리는 데 있지 않았음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이제라도 내 아이에게 코디를 찾아주고 싶은' 부모의 간절함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한국에는 김주영 선생님을 비롯해

많은 예서와 예서 엄마가 있을 것이고

자녀교육이란 명제 앞에서 그 누구도 정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감당할 수 있으시겠습니까?'라는 물음 앞에서

내가 얼마나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희 비쥬얼유학 카페 글에 소개했던 글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향후 미래의 수요가 높아질 유망 직업군에서 현재 각광받는 의사가

임상 연구 간호사보다 못한 직업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