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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 누구 책임인가?
작성자 : 관리자(visualcanada@naver.com)   작성일 : 19.12.05   조회수 : 1296


5세 여아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이 더 공분을 사는 이유는 가해자가 동갑내기 남아라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평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장소에서

동갑내기 남아가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미성년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을 마련해달라는 청원도 쇄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법이나 공권력의 권위가 없다보니 처벌도 그닥 두려워하지 않고

재발확률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피해자 어머니가 해당 유치원의 학부모 대상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2차 피해 발생으로 어린이집에 손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만신창이가 되었을 폭력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무릎까지 꿇어 사과할 만큼

피해 아동과 그 부모가 받은 상처만큼 피해를 받은 이들이 있을까?


부모를 처벌해라, 법을 제정해라, 진심으로 사과해라

다 일리 있는 의견들이지만 나는 문득 궁금해진다.

피해 아동은 왜 그토록 싫어하고 무서워하면서도

가해 아동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을까?

주변에서 묵시적으로 협조한 다른 아동들은 왜 그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까?

가해 아동은 자신의 행동이 피해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알았을까?

싫다고 하는 말에도 왜 멈추지 않았을까?

폭력은, 육체적 폭력이든, 성폭력이든, 언어폭력이든 불평등한 힘의 논리에서 시작된다.

힘을 가진 자가 힘이 없는 자를 통제하고 조종하는 수단이 바로 폭력이다.

천진난만해야 할 그 어여쁜 나이에 벌써 힘의 불평등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법의 통제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UN 아동권리위원장을 지냈던 이양희 교수의 지적처럼

처벌적 접근보다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법이 처벌이라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와

문제행동의 원인을 파악하여 접근하는 것이 치료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가해 아동의 행동의 배경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기에

그 이유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법의 부재보다는 성범죄나 성도덕성에 엄격하지 않은 어른들이

이러한 문제행동에 훨씬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법이 없더라도 보고 배운 환경이 도덕적이라면

아이들도 당연히 그렇게 자랄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한국 부모들이 실수하는 부분 중의 또 다른 한가지는

본인의 자식들이 어떤 문제행동을 하였을 때 그것을 꾸짖고 사죄하는 대신

오히려 두둔하고 정당화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자식이 벌을 받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옳고 그름은 부모로부터 배워야 함에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배워온 것은,

그른 일에 대한 책임은 최대한 회피하는 것이 맞고,

비록 그른 일을 했더라도 부모는 나를 그 벌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라면,

사회도 그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없다.

잘못에 대해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그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으로는 훌륭한 사람, 건강한 인격체로 자라기를 바라면서

실제로는 잘못을 정당화하는 잔기술만 가르쳐주고 있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5세라는 나이에 법을 적용하기 너무 어린 나이일 것이다.

유치원도 들어가지 못한 5세 어린이에게 제대로 성교육을 하는 건 부모에게 어려운 일 일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 버릇이 100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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