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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도 밥 굶는 사람들이 있다
작성자 : 관리자(visualcanada@naver.com)   작성일 : 19.12.19   조회수 : 1767


우유와 사과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부자의 이야기가 훈훈한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처음에 기사를 보았을 때는

30대 가장이 어린 초등학생 아들을 대동하고 도둑질을 했다니

도둑질을 할 수 있을 만큼 신체 건강한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데 대해 이런저런 섣부른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노모와 초등학생 아들, 그보다 더 어린 7살짜리 아들,

이 네 식구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한다.

병으로 일을 못 하게 되었고 여러 끼니를 굶다 못해

노모와 아이들을 먹이려고 우유와 사과를 훔쳤다는 것이다.

그들이 구석에서 훔치려고 가방에 주워 담았다는 것이

더 값나가는 현금이나 고가품이 아니고

부피도 크고 무겁기만 한 우유와 사과 몇 알이라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잠시라도 허기를 채우기 위한 도둑질이라는 속내가 너무나 정직하게 드러나는 물품들이었기에,

너그러운 마트 사장님과 인정 많은 경찰관,

그리고 살기가 너무 팍팍하고 힘들어

남의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가는 줄로만 알았던 이웃들조차

한명 한명 지갑을 열고 마음을 열어

그들의 허기진 가슴을 채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눈시울 붉히며 안타까워하던 그 경찰관의 말처럼 우리는 대충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먹는 게 너무 흔해졌는데 요즘에도 굶는 사람이 설마 있겠어..

하지만 굶는 사람들이 굶고 있다고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가.

너무 많이 먹어 다이어트 한다고 얘기하기는 쉽지만

맛난 음식 먹을 때마다 사진 찍어 자랑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 없는 일이지만,

쌀 살 돈이 없어 배고프고 난방비 낼 돈이 없어

냉골에서 잔다는 말을 꺼내기는 아무래도 어려운 세상이 아니던가


그래서 아마도 그 부자 외에 더 많은 밥 굶는 사람들이 배고프다 말도 못 한 채

밥 굶는 사람들은 없다는 사회 인식 아래 숨죽이며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굶다 못해 마트로 나와 CCTV에 걸리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그 가족들 역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절망의 시간을 견디고 있었을지 누가 알겠는가.



아무리 애써도 내 힘으로만은 어쩔 수 없는,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이 미치도록 절실한 고비가 누구에게나 온다.

그런 고비마다 지푸라기 같은 위안이라도

얼마나 소중하고 큰 힘을 주는지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세월의 시련으로부터 단련된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우리 모두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야 한다는 삶의 이치를

마트와 경찰서에 줄지은 도움의 행렬들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12월이다.

라면 한 상자, 계란 한판, 쌀 한 포대.

이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겐 한고비를 넘길 비빌 언덕이요

마른 펌프의 마중물이 될 것을 믿으며

내년에는 적어도 밥은 먹고 살 만한 세상이 되길 기대한다.



우유 훔친 아빠와 아들인터넷 울린 J마트 장발장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5&aid=0001268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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