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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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visualcanada@naver.com) 작성일 : 17.02.22 조회수 : 1900 | |
소아당뇨를 앓아온 17세 아들을 홀로 집에 방치한 채 한 달에 1-2회만 방문해 1-2만원 정도의 용돈만 주고 사라지곤 했던 아버지가 자녀방임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굶기도 여러 번,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인슐린 주사도 제 때 맞지 못해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아들은 ‘그래도 아빠’라는 이유로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생후 3개월된 아들이 운다는 이유로 때리고 양팔로 몸을 압박해 혼수상태에 이르게 해 의료기기에 의존한 채 생명을 이어가게 만든 아빠가 구속되었다. 재판부는 일과 육아스트레스로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참작해서 형량을 선고했다고 한다. 재판부가 인정한 그 ‘우발적 육아스트레스인한 범행’이 생 후 3개월된 친자식을 평생장애로 남을 지도 모를 상태로 만들었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엄마 없이 힘들게 살던 개그우먼 이성미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얼굴도 잘 모를 정도로 일찍 어머니를 여읜 이성미씨는 가세가 극도로 기울어 친척들 집을 전전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돌봄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소풍 전날, 친구 어머니께서 김밥을 싸 줄 테니 집으로 오라고 해서 그 친구의 집으로 갔다고 한다. 김밥을 들고 소풍 갈 생각에 마음이 들떠 친구랑 도란도란 놀면서 김밥 마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친구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 “이 귀한 음식을 아까운 줄도 모르고 저런 거지같은 애한테 주려고 김밥을 말고 있느냐”며 친구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아채고 소리 소리 지르더라는 것이었다. 자기 때문에 머리채까지 잡힌 그 친구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김밥 싸줄 엄마도 없는 서러움, 그 집에서 뛰쳐나오면서 ‘아, 나는 이런 것도 얻어먹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하였다.
내 자식만 돌볼 줄 아는 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내자식도 안 돌보는 아버지가 있다. 둘 다 가족에게나 남에게 상처를 입히기는 마찬가지이다. 김밥 한 줄 아끼려다 남에겐 물론 아내와 자식에게도 인심을 잃은 그 아버지는 마음에 남은 상처가 얼마나 오랫동안 아프게 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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