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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모로부터의 학대로인해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부모의 자격에 앞서

인간의 자격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된다.친부와 계모한테 학대를 받다가 최근 암매장 장소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7세 신원영군,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을 두 차례나 아스팔트에 떨어뜨리는 등 학대하다가 결국엔 사망에 이르게 한 젊은 부부, 가출했다 돌아온 딸을

훈계의 명목으로 5시간이 넘도록 죽을 때까지폭행하고 자그마치 11개월이나 시신을 방안에 방치하였던 목사부부 등.더더구나

엽기적인 사실은 환풍기로 시신이 썩는 냄새를 빼내고 방향제와 습기제거제를 동원해 천연덕스럽게 범죄를 은닉하려고 노력했을 뿐

자신의 딸이 자신의 손으로 죽은 데 대한 후회나 반성의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은 이처럼 다양한형태의 아동학대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 아동폭력의 대표적인 사례는1998년 극적으로 구조된 영훈이 사건이다.

부모가 남매를 굶기고 학대해 결국 영훈이 누나는숨지고 그 부모는 딸을 집 앞마당에 몰래 묻었다. 당시 6세였던영훈이는 극도의

영양 결핍 상태로 발견됐는데 하루 이틀만 늦었어도 생명이 위독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당시상담기록에 의하면 오랫동안 자신에 대해

함구하고 마음을 열지 못하던 영훈이가 11살이 된 2003년 처음으로 자신의 아픈 기억에 대해 입을 열었다고 한다.

“아버지가옷을 들추고 등에 다리미를 댔다. 타 죽는 줄 알았다. 발등의상처는 어머니가 젓가락으로 찔러 생겼다”고 했다.

그리고 2년이 더 지난 2005년(13세) 비로소 누나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누나가 먹을 것도가져다 주고 고마웠는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 자신의이야기를 하는데 근 오 년 이상이 걸렸다. 다리미가 남긴 상흔만큼이나 영훈이의 마음의 상처는

회복하기힘들 정도로 망가졌을 터이기에 오랜 기간의 정신치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울증약 없이는 학교 가는 것조차 힘들다고 한다.

도대체 이렇듯 날로 기승을부리는 아동학대의 원인은 무엇일까?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경제적 빈곤이다.

가정폭력이 일어나는 대다수 가정이 오랫동안 가정불화를 안고 있었고 그 가정불화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경제적 이유이기 때문이다. 사는 게 퍽퍽하다 보니 부부 싸움이 잦고 부부싸움이나 삶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푸는 과정에서

가장 연약한 자녀들이 희생양이 되기 쉽다. 첫 단계는 아빠가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고엄마는 그 분풀이로 자녀를 학대한다.

경제적 곤란으로 인해 가정불화가 생길 경우 견디다 못해 엄마가집을 나간 경우도 많다. 이 때 아빠가 재혼을 하게 되면 생활고와

아빠의 폭력성이 개선되지 않고 고스란히남겨진 상태이므로 아이들은 계모로부터 더욱 극심한 학대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이전 글에서도 언급된것처럼 폭력은 학습된 행위이므로 어릴 적 학대당한 부모가 또다시 자기 자녀에 대해 가해자 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가정 내에서 갈등을 달리 푸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만 보고 자랐기 때문에 갈등 상황이 생길 때마다

가장 손쉬운 방법과 가장만만한 대상을 찾게 된다. 이것이 폭력의 대물림 현상이다. 실제로도가정폭력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대다수의 부모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한 경우가 많다. 육체적학대뿐 아니라 정신적, 언어적 학대는 물론,

아동학대의 중요한유형인 방임의 형태로도 폭력을 당해 왔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우울증, 충동적 성격장애 등 가해자의 정신질환이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을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성공적 인간관계를 맺는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알코올, 도박, 컴퓨터게임 등

건전하지 못한 형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할가능성이 높으며 이것은 가족 관계에 더욱더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의아동학대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신의 소유물이라 생각하는 근본적인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내 자식 내맘대로 하는데 남들이 무슨 참견이냐고 하면 대부분 입을 다물고 한 발짝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게 우리의 실정이었다.

게다가 가정교육을 위한 부모의 체벌에는 너무나 관대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