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피해아동과 함께 사는할아버지도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에게 맞아야 한다”고 아빠편을 들었고 가해자인 엄마는 “애가 말을 안 들어서

그렇다”고학대 이유를 들었다. 우리사회가 얼마나 교육용 체벌에 대해 관대한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어린 자녀에 대한 학대는 잠을

잘 안자고 보챈다, 소변을 못 가린다, 자주 운다 등의 생리적인 이유와 ‘버릇을 고치려고’ 하는 이유가 크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체벌이 주는 부정적인면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체벌을 받는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모르는경우가 많고

부모의 감정이 실린 체벌 때문에 분노, 낮은 자존감, 폭력성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아동학대의 영향은 참담하다. 어떤 식으로든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은 우울증이나 불안증, 대인관계부적응, 낮은 자존감, 심지어 자해 혹은

자살충동을 보인다.  지나친 충격과 공포감 때문에 함구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해부모가 아이를 학대한이유중의

하나로 소변을 제대로 못 가린다던가 먹을 것을 달라고 한밤중에 방문을 차며 소란을 피워서라고 답한 경우에서 나타나듯이

실제로 지속적인학대를 경험하다 보면 정신적 신체적 기능이 더욱 떨어져 제대로 소변을 보기 힘들 수 있고 정서적 불안정 때문에

먹을 것에 대한 과도한 애착을 보이기도한다. 자신이 애착을 갖는 음식이나 장난감을 누가 건드리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여

공격적이 되기 쉽다.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부모의 눈에는 ‘버릇없고 말 안듣는’ 아이로 비춰질 수 밖에 없고 더욱더

강한 체벌과 학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동학대에 관한 오해 중하나는 가해자가 주로 계모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2014년 한국아동전문기관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다수의 학대는 친부모로서 학대 발생 장소 역시 어린이 집 등 외부가 아닌 가정 내에서 가장 빈번히 일어난다. 그리고또 다른 오해 중

하나는 신체 학대만 아동학대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정신적, 언어적, 성적학대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이며 특히아동의 경우에는 가둔다거나, 굶긴다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않는 등의 방임도 명백한 학대에 해당한다.

폭력의 대물림을 끊을 방법은없을까? 가정폭력의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교육 및 상담으로 가해자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치료를병행하는 것이 학습된 폭력행위를 교정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동학대의 문제로 상담을 받게 된 부모들은처음에는 공통적으로

불쾌하게 생각한다. ‘다른 부모들이 흔히 하듯이 그저 몇 대 때린 것뿐인데’ 죄인 취급하는 캐나다 법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가기 때문이다.

그들의대부분은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과 왜 그것이 나쁜지, 부모의 분노 및 스트레스는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아동을 훈육하거나

교육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또한 상담 중에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본인의 문제나

부부간의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상담은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고한다. 부모자식은 천륜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요즘처럼 설득력 없이 느껴질 때가 없었다.

아이들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한 것은 가정폭력을 가정 내 사적인문제로만 인식해 온 우리 문화의 결과가 아닐는지,

내가 따뜻한 저녁식사를 생각하며 무심히 오가던 길목에그 아이들이 허기지고 멍든 몸을 부여안고 앉아 있진 않았는지

자꾸만 생각이 나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