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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감정을 보여줘 2
작성자 : 관리자(visualcanada@naver.com)   작성일 : 2017-03-02   조회수 : 1979

 

심리 상담사님의 동의하에 올리는 글이기에 무단 복사 및 배포를 금지 합니다.

 

 

 

감정표현의 문제가 있는 상담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내담자는 누구의 부탁은 절대 거절 못하고 맘에 안 들거나 불편해도 내색을 못했다.

말수도 적고 가끔 화가 날만한 상황에서는 화를 내는 대신 입을 다물어버리는 정도였다.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대신 엄마의 의견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고 하라는 대로 순응하는 흠잡을 데 없는 학생이었다.

반면, 내담자의 엄마는 매사에 간섭을 하면서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방향대로 움직일 때까지 훈육을 멈추지 않았다.

점점 아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대신 엄마를 따르는 게 편하다고 느끼게 되었고 표면적으로는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었다.

그러다 가끔 정말 못 참을 정도가 되면 몇 일이고 아예 입을 꼭 다물고 깊은 우울에 빠지게 되었다.

엄마 입장에선 별 문제 없는 딸이 도대체 가끔씩 왜 아무 말도 안하고 답답하게 이러는 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적절히 분출되지 못한 감정들은 언젠가는 한꺼번에 폭발하기 쉽다.

계속 참고 참다 아주 사소한 촉발제로 터지게 되면 주변에서는 이유를 잘 모르게 된다.

“아니 별것도 아닌 걸로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거지? 이게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하면서 말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면 아이가 불평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엄마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믿었지만

아이는 단지 엄마의 기세에 눌려 불평을 못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또한 적절히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은연중에 다른 방법으로 표출되는데

이런 경우 관계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이들은 설거지 하라는 부모 말을 따르긴 따르는데

항상 다른 형제가 아닌 자기에게만 시켜서 불만이 있을 경우 부당하다는 표현대신

일부러 천천히 한다거나 시끄럽게 씻음으로써 그런 감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매사에 신경질적으로 굴어서 “쟤 맨날 왜 저러지?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야? 이유도 없이 왜 툴툴거리는 거야?”라는 눈총을 받기 쉽다.

그러나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발산되지 못한 그 이유가 그렇게라도 표현되는 것이다.

 

 

한국의 모 고등학교에서 언어폭력 예방 차 감정 표현 캠페인을 벌였다.

욕을 입에 달고 살던 청소년들은 처음엔 자기 감정을 표현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물어보는데

어색하기도 하고 감정을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러나 너의 기분이 어떤지 나의 기분이 어떤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한두 번 쓰게 되자

학생들 간에 오가던 욕설이 줄어 들기 시작하였고 학교폭력도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감정의 출구를 찾아주는 것은 이처럼 중요하다.

그러나 감정을 표현한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무조건 곧이곧대로 얘기하란 뜻은 아니다.

어떤 문제들은 그릇된 표현 방법으로부터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대화의 기법, 표현방법의 기술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감정은 다양하다. 분노, 섭섭함, 실망, 배신감 말고도 사랑, 감사, 은혜, 믿음, 위로표현할수록 약이 되는 감정들도 많다.

이런 감정을 온몸으로 더 많이 보여줄수록 잡초처럼 자라나는 부정적 감정들을

어떻게 잘 포장해서 보여줘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훨씬 줄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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