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엔너무나 완벽하고 행복해 보였던 부부가 알고 보니 가정 폭력으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가정이었더라...

세상을떠들썩하게 했던 서세원 서정희 부부만 해도 그렇고 실제 상담 현장에서도 부부문제의 상당 부분이 가정폭력과

관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니 요즘도 맞고 사는 여자가 있다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있을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물론 있다.

심지어 캐나다에도 가정폭력은 적지 않게 일어나며 이로 인해 사망에이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부부간에안 싸우고 사는 사람도 있나요? 다들 그렇게 살지만 서로 맞추고 참으면서 사는 거 아닌가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맞추고 참는 것은 서로 비슷한 위치에서 견해가 다르고 습관이 다를 때의 경우일 뿐 어떤형태로든 폭력으로 나타날 때에는

다른 각도에서 살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단순한 부부간의 갈등과가정폭력과의 경계는 무엇일까?

단순 부부 싸움이 수평적 관계에서 일어난다면 가정폭력이란 무엇보다 두사람 간의 힘의 불균형으로부터 비롯되고 지속적으로

행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어떤 한 쪽의 힘이 월등하여다른 쪽을 계속적으로 통제하고 지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거의 폭력에 해당될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불구하고 피해자들이 폭력적인 관계를 쉽게 청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해자들이 폭력 직후에 깊이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절대로 이후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임을 약속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변화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상대가 변화되고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러한 악순환은 계속반복된다.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폭력을 행사하는 거의 모든 가해자가

나타내는 행동으로서그저 반복되는 패턴의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가정폭력이라 하면 신체적 폭력만을 떠올리기 쉬우나 이는 육체적 학대뿐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성적, 재정적 학대를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며 육체적 학대와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인생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오랫동안 정신적 심리적 학대를 받아왔음에도 그것을 학대로인식하지 못하게 되면 본인도 모르는 새에 학대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상황을 개선시킬 노력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때리거나 밀치는 등의 직접적인 신체 폭력 외에도 무기로 위협한다던가

고의로 치료를 지연시킨다던가, 특정공간에 감금시킨다던거나, 잠을 못 자게 하거나 음식을 못 먹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배우자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애완동물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아이들을 빼앗겠다고 위협하는 것도 명백한 학대이며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고의로 고립시키는 것도 학대에 해당한다. 말로써 몹시 굴욕감을 느끼게 할 수도있고 말을 안 들으면 자살해버리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상대방을 조종하려고 드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학대이다.

무엇보다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잘못하거나 못나서 학대를 당하게 되는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는데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하다 보면 피해자조차 이것을 그대로믿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피해자 스스로의 힘으로는 그 상황에서 탈출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정폭력이사회적 위치나 교육 정도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해자로부터‘네가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하니까 내가 화가 날수밖에 없다’라는비난에 끊임없이 세뇌 당해 온 결과 ‘

내가 이 사람을 화나게 해서 그렇지 이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은아니야, 화가 안 나면 잘해줄 때도 있잖아.

사실은 나를사랑하면서 단지 화가 나서 그랬을 뿐이야. 내가 조금 더 조심하면 문제없어’ 라고 믿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식의 폭력도 옳은 행동은 아니며그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행위를 저지른 본인에게만 있다는 인식을 확실히 해야만

이런 잘못된 논리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육체적심리적 학대로 인해 자신의 삶이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자명하지만 이외에도 학대 받는 어머니들의 대부분은 자녀를 제대로

양육하기 힘들다는 또 다른문제와 싸워야 한다. 자녀들을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자녀와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거나

혹은배우자에 대한 분노를 연약한 자녀들에게 푸는 경우도 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부작용은자녀들이 학대 받는

부모의 말은 쉽게 무시한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학대 받는 여성은 배우자로부터의학대 자체에서도 고통 받지만

자신의 자녀로부터도 역시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